3D 프린터가 왜 3D 프린터인 줄 알아?

힘들고 더럽고 위험(멘붕의 위험…)하기 때문이지.


요즘 매일 같이 3D 프린터를 만지다보니 이게 왜 3D 인지 실감하는 중입니다. 주변에 플라스틱 찌꺼기들 하며… 혼자서 고치다보면 어느 순간 정신을 놓고 지쳐있는 제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일상 다반사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저를 좌절 시키는 것은 전날 걸어놓은 녀석이 도중에 베드에서 분리되어 다음날 아침에 거대한 플라스틱 똥을 싸놓는 경우입니다. 그나마 덜 멘붕오는 상황은 수지가 어중간하게 베드에서 떨어져 나중에 끝이 들린 요상한 모양의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인데요.

자세히보면 밑에 부분이 약간 들린 것을 알 수 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온도가 일정하지 않아 열수축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온도가 어느정도 변화하더라도 수지가 베드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위해서 Raft니 Brim이니 여러가지 방식으로 첫 레이어를 깔지만 그것도 바람이 불어서 온도 변화가 들쑥날쑥 해지면,

Nothing Possible…

특히나 심한 것이 ABS를 프린터에 걸 때!!

ABS는 바람이나 온도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PLA와 달리 조금이라도 온도가 들쑥 날쑥하면 열수축과 함께 수지가 베드와 사요나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낮은 온도에도 프린팅이 가능한 PLA도 저렇게 뒤틀림 현상이 발생되는데 ABS는 말할 것도 없겠죠.

그럼 어쩌라고?

쓰레기가 아닙니다 프린터입니다

바람을 막아 주면 됩니다.

바람을 막아준다면 그게 쓰레기 봉투든 뭐든 상관있겠습니까? 위에 보이는 건 쓰레기 봉투로 뒤집어 씌운 3D 프린터입니다. 대안이 없을 때 제가 ABS를 돌릴 때 자주 사용했던 방법입니다. 돌려야 할때 쓰레기 봉투 없어서 찾으러 다닌 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러나 계속 쓰레기 봉투를 쓰다보니 비주얼적으로도 보기 좋지 않은데다 불투명한 봉투때문에 내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이지 않는 등 여러 불편한 점이 있어 결국 3D 프린터 윈드실드, 즉 바람 막이를 직접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CAD로 윈드 실드 디자인 설계 중

위에서 작업한 프로그램은 Rhino 3D입니다. 재료는 5T와 10T 투명 아크릴을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설계 하였습니다.(안이 보여야 하니까요)

10T는 서포트 부분만 나머지는 5T로 작업하였습니다. 위에서 디자인 한 것을 레이저 커터로 절단하기 위해 편집 프로그램에서 순서와 세기 속도 등을 지정해 주고 커팅 시작!

이 부분에서 몇번 실수가 있어서 삽질 많이 했습니다. 파워 조절과 스피드 조절을 잘 못하여 제대로 컷팅되지 않아 튀어나온 부분이 부서지는 등 여러 고생이 있었습니다. (밑은 첫번째 실패를 거쳐 두번째로 잘라낸 아크릴…)

컷팅한 파츠들

하지만 이제 단지 시작일뿐…

이제 컷팅한 부품들을 조립해야 겠죠? 그전에 아크릴은 스티커가 붙여있으므로 작업하기 전에 제거 열심히 제거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서포트로 쓸 10T짜리 아크릴에 탭을 내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나중에 나사끼우려구요.

이렇게요 간단하죠?

탭을 전부 치고나서 이제 진짜 조립을 시작했는데… 엄청난 삽질과 함께 한번 한일을 두배로 늘리는 놀라운 초능력을 발휘해버려서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개인적인 반성을 하자면,

  • 결구 방법에 있어서 서포트를 내부에 대어 나사를 박는 방법은 최선이 아니었다. 여러 대체 결구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 아크릴 본드의 존재를 잊었다. 존재를 잊었기보다는 아크릴 본드의 강도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다. 결국 본드는 사용안함. 처음부터 사용했으면 편했을 것을…ㅠ
  • 위판 하나로 양 옆을 고정하는 방식이다 보니 옆면끼리 뒤틀림이 발생해 휘어지고 아다리가 잘 맞지 않는 현상이 발생. 결국 옆면에 또다른 서포트를 대어서 고정시켰다. (일을 두배로 늘린 주범이다)

뭐 여차저차해서 결국 윈드 실드를 완성시켰고, 밑의 사진은 실제 사용하는 장면.

바람아 저리가라

보이는 모델은 오픈 크리에이터즈의 아몬드입니다. 나쁘지 않아요. 설정만 잘하면 레플리케이터보단 퀄리티가 나은 것 같으…..어쨋든 직접 사용해보니 봉투보다 훨 낫다!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덕분에 사서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베드에 따악 붙어서 늠름히 솟아오르는(?) 필라멘트를 보았을때 그 보람이란… 3D 프린터를 자주 사용하시는 분들은 이런 열수축, 혹은 수축으로 인한 탈조, 베드 이탈 등등 여러가지 현상을 접하셨을텐데 이러한 고민을 한번에 날려 줄 윈드실드! 꼭 장만하세요^^

뭔가 마지막에 영업멘트같았지만 파는 것도 아니고 파는 데도 없습니다.(아마 없을겁니다ㅋ) 직접 DIY 하셔야돼요. 메이커 장전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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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강수명 Vanns Kang
하고 싶은거 하고 사는 조금은 잘 빡치는 평화주의자

댓글  1개가 달렸습니다.
  1. 와우.. 실험정신이 장난 아니시네요 ㅋㅋ
    이거는 완전 다른 세계인데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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